작가 노트 일상 속에는 그림을 그리는 기쁨과 생활 속의 혼란이 혼재하고 있습니다.한국에 온 지 2년 반이 지나며, 그리고 싶은 것도 늘었습니다. 한국을 관통하는 강과 집 앞을 흐르는 냇가의 모습. 일본에 있었을 시절, 자연 속에 있던 기억. 드로잉이나 판화를 통한 파울 클레(1879~1940)에 조금씩 접근해 보기. 동기를 부여하면 끝이 없습니다. 하지만 작업실에 가기 전에는 집에서 세탁도 해야 되고, 그림을 그릴 때도 서류를 체크해달라는 둥 일이 밀려옵니다. 좀처럼 무언가 하나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그림도 여러 장을 동시에 그려 나가고, 그리는 방법도 제각기 다르게 돼요. 일하고 있는 일본어학원 교실에는 화이트보드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수업이 끝날 때에는 다시 새하얀 상태로 돌려놔야 해요. 수업 중에는 빨강, 파랑, 검정색 마커를 써서, 문법이나 화법을 가르치기 위해 다양한 단어와 문장을 씁니다. 일찍 출근한 날은 멀리 보이는 잠실 롯데타워를 화이트보드에 드로잉 하면서, 내가 오늘 수업에서 무엇을 할지 생각합니다. 그건 곧바로 지웁니다. 드로잉이 그려져있던 화이트보드 위에는 교육을 위한 일본어가 잔뜩 겹쳐져 갑니다. 일본어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이 곧바로 문장을 뱉지 못하듯, 회화(絵画)도 레시피대로 그릴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나의 시도를 Look Back 하면서 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러 이런 전시타이틀을 지었지만, 이건 너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시를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기쁩니다. 그다지 캐치한 전시가 되지는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다지 캐치한 전시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 전시는 매일 생활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 무언가를 사람이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전시 작가 : 호리코시 코우타전시 제목 : <Look Back>관람 기간 : 22.11.09 - 22.11.20 / 1-7pm / 월화 휴관 전시 / 마지막날 20일 1-4pm전시 장소 : 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로 6길 37,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