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김민철 두 번째 개인전 <#만료된 이미지의 기억>은 스마트폰 속 저장기간이 만료된 이미지의 기억을 복원하여 형형색색의 도형들로 도출 시킨 목가적인 자연의 전경들을 담고 있다. 작가의 이번 작품들은 그의 첫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MASTERPIECES, 2021>와는 매우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무가치의 상태에서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려는 그의 연금술사적 접근방식은 이번 작품에서 또한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강원도 강릉이 출생지이자 오랜 기간 동안 한 곳에서 살아오면서 그가 직접 보고 느낀 점을 토대로 자신이 속해있는 공간을 ‘흑(黑)’과 ‘백(白)’ 이분법적으로 해석하려는 그의 시도는 지난 첫 개인전 <MASTERPIECES>를 통해 그와 그가 처해있는 공간 속 가장 어두운 내면을 드러내어 작품에 투영시킴으로써 앞으로의 작품방향성을 제시하였다면, 이번 개인전에서는 이전 분위기와 상반된 고향에 대한 가장 다채롭고 아름다운 추억, 기억들만을 뜰채로 떠서 압축하고 농축한 듯한 신작들을 선보임으로써 그가 고집하는 흑백 세계관을 보다 더 굳히고자 한다. 그가 규정한 ‘만료된 이미지(Expired image)’란, 실제 그의 스마트폰 속 갤러리, 메신저 등 디바이스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사진들을 의미하기도 하며, 저장 기간이 만료되어 미리보기만 제공되거나, 이미지가 손상되고 파괴되어 픽셀이 깨지거나 화면 일부가 잘려나간 이미지 등 완벽한 복원이 힘들어 이미 과거형의 상태를 지니는 이미지들을 일컫는데, 실제 그의 작품에는 픽셀이 깨져 있거나, 화면 일부가 잘려 나가거나, 사진편집 앱으로 크롭(crop)하거나, 콜라주 되어있는 등 이미지의 상태를 그대로 살려낸 화면 구성 방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작품에서 만료된 이미지를 다루는 또 다른 방식으로는 작품의 제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전시 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모든 작품 명 앞에 ‘해시태그(#)’를 붙임으로써 현재 상태에서 만료된 이미지가 증발하기 전 상기시킬 수 있는 최대한의 기억과 추억들을 마치 향수 이름을 짓듯이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인 단어들을 작품에 부여함으로써 이미지의 기억들을 갱신하고 있다. 오랫동안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왔던 그의 디바이스에는 사시사철 자연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찍어 놓은 일상의 자연 이미지들로 가득 찼었지만, 현재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고 있는 그에게 자연의 이미지는 더 이상 일상이 아닌 비 일상의 이미지가 되어버렸다는 점을 조명하였다. 언젠가 삭제될 잠재적 가능성만을 지닌 채 디바이스 속 저장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이 같은 비일상적인 이미지에 대한 피상적인 기억들을 ‘겔 미디엄(Gel Medium)’이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과거의 상태를 의미하는 흑백 이미지 위에 두텁게 도포 되어있는 형형색색의 도형들과의 거리감을 조성함으로써, 이미지가 지니는 본질적 의미에 대한 현재와 과거의 차이점을 동시에 화면 위에 발현해 보고자 하였다.만료된 기억들을 다양한 차원으로 재조립하여 현재와 동기화하려는 시도나, 흩어지고 다시 모아지면서 발생하는 우연적인 화면 조합, 작품에서 튀어나와 벽면에 붙어있는 듯한 ‘나비(Na-bi)’라는 ‘메타포(Metaphor)’ 그리고 ‘프루스트 효과(Proust effect)’를 의도하는 듯 숲속의 향기로 공간을 연출하려는 작가의 공간구성 방식은 자신에게는 이미 과거가 되어 저장 기간이 만료된 이미지들의 기억들을 복원하고 재조립하여 미처 만끽하지 못한 과거로의 회귀를 갈망함과 동시에, 작품을 관람하는 다른 누군가와 공유함으로써 또 다른 거대한 기억이자 추억으로 남겨져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한다. 전시작가: 김민철전시 제목: <만료된 이미지의 기억>관람 기간: 22.02.23-22.03.06 /1-7pm , 전시 마지막날 3월6일 1-4pm, 월화 휴관전시 장소: 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404-32, 지하 1) @www__space NAVER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