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잊기 ; 無知 <고의로 잊기 ; 無知>는 개인을 제한하는 고정관념에 대한 고찰로 시작된다. 개인이란 존재는 주체적으로 사유하고 행동하며 자유로운 상태라고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사회 속에 형성되어 있는 관습이나 편견 속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제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우리는 순수한 의지로 구성된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지만, 이 모든 것조차 인류가 사회를 형성하면서 만들어진 기호들에 불과하다. 정소희, 거니림 작가는 습득한 지식에 대한 잊음이라는 것을 주제로 삼는데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정소희 작가는 배운 것을 고의로 잊는 ‘언런( unlearn)’을 행한다. ‘언런’이란 런(learn)의 반대말로 반(反)학습의 의미, 즉 배운 것을 고의로 지워버리는 것이다. 작가에게 언런(unlearn)은 작가가 쌓아온 기존의 체계들을 고의적으로 잊고 과감하게 무너뜨리는 행위의 과정이다. 이 과정을 예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작가에게 해방감을 줌 과 동시에 새로운 방향의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도자가 가지고 있는 고착화된 현실을 인지하고, 기존의 이미지를 잊은 후 그것을 다시 작가의 시각으로 낯설게 바라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는 도자를 제한시키는 요소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한다. 언런의 과정을 통해 고정된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벗어나 도자의 영역을 확장하며 새 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한 질문을 제시한다. 거니림 작가는 인류가 통념이나 관습에 얽매인 나머지 스스로의 삶의 깊은 의미를 찾거나 추구하고자 하는 문제는 뒷전이 되어버린 것에 통탄한다. 사회에서 중시하는 체계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외면적 요소에만 신경 쓰는 태도를 비판하며, 인류가 옳다고 믿는 것 들을 잊고 본질을 바라봐야 함을 제시한다. 인류사회의 존재 이전에 우리를 존재하게끔 해주는 세상이 없다면 우리의 가치판단은 무의미한 것에 불과하다. 작업을 통하여 인류가 세상에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는지를 표현함으로써 제 삼자의 시선으로 우리의 현 모습에 대한 고찰을 시도한다. 인류라는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여,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세상을 지배하에 둔 것처럼 생각하는 사고방 식 을 잊어야 함을 제시한다. 전시작가: 거니림, 정소희전시 제목: <고의로 잊기 ; 無知>관람 기간: 21.10.27-21.11.07 /1-7pm , 마지막11월07일 1-4pm, 월화 휴관전시 장소: 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404-32, 지하 1) @www__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