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풀 메탈 자켓>은 일반적인 전쟁영화와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거기에는 그럴듯한 정의도 영웅도 없다. 전쟁을 겪고 괴물이 되어가는 병사들을 통해 사라지는 인간성과 순수한 폭력만을 낱낱이 비춘다. 살인기계로 길러지며 결국 한 명의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모습. 싸우는 이유조차 잊은 채 본능만을 좇는 무리. 희생자들. 영화는 전쟁의 참상을 지독하게 파고들며 결국 전쟁은 모두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라는 사실을 깊숙이 전한다.인생은 전쟁과 같다는 말이 있다. 달리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청년실업과 주택난처럼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눈 앞에 펼쳐진 무시무시한 전장에서 우리는 치열하게 싸운다. 하물며 친구를 만나기, 멋진 식당을 찾아가기, 가만히 앉아 공상에 빠지기 같은 사소한 일들도 매 순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는 상상조차 힘들다. 어떤 영화처럼, 그렇게 작고 소중한 것들을 하나 둘 포기하면서 비정한 사회의 한 구석으로 뛰어든다.이승현은 대학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낯선 환경과 사람들. 이른 나이에 부딪힌 냉담한 사회는 작가를 한없이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더이상은 나아갈 수 없을 것처럼 느낄 때쯤, 우연히 찾아간 도서관에서 전쟁과 관련한 책을 접한다. 낡은 흑백사진으로 펼쳐진 전쟁의 단편들은 작가에게 새로운 충격이자 위로로 다가왔다. 포탄과 선혈이 난무하는 전쟁터에는 당장이라도 멈추어 설 것만 같은 전차와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적에게 돌진하고, 군인들은 고통에 몸부림치고 공포에 질려 있으나 동시에 그 누구보다 강인하게 보였다. 어떠한 역경도 헤쳐 나가 결국 살아남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작가는 전쟁이 가져다 주는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느꼈다.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하나의 전쟁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도 그들과 같이 강해져야만 한다고. 타지에서의 생활은 여전히 외롭고 힘들었지만, 결의에 찬 눈을 하고 전장으로 향하는 군인들처럼 장애물을 헤치고 적을 무찌르며 다시 움직이기로 마음먹었다.우리는 전쟁을 직접 겪어본 적이 없다. 곁에서 죽어가는 동료들을 본 적도 없다. 살기 위해 남의 목숨을 앗아본 적도, 굶주림과 추위에 지쳐 쓰러져본 적도,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해본 적도 없다. 하지만 분명하다. 어느 누구나 각자의 위치에서 싸우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적과 맞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어쩌면 평생 한번도 겪어보지 못 할 전쟁보다 더욱 고달플 자기만의 '진짜' 전쟁에서.“병사들은 풀숲에 조용히 몸을 숨긴다. 목표는 생존. 그 밖에는 아무렴 상관이 없다.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는 적들이 보인다. 이제는 일어날 시간... 반격이다!”전시작가 : 이승현전시 제목 :<The Gunner's Dream>관람 기간 : 20.09.02-20.09.13 / 1-7pm 월, 화 휴관출품작 : 페인팅전시장소 : 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404-32, 지하1) @www__space‼️마스크 미착용 입장이 불가합니다.‼️미열 또는 감기증상이 있으신분들 방문을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