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1"가짜 영화 프로젝트"는 작가 김혜리가 친부와의 관계를 종결시키는 과정을 공개한다. 10년 동안은 아버지와 함께했지만 또 다른 10년은 아버지와 별거하며 지냈다, 따라서 그가 가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 시간 만큼만 유효하다. 하지만 자취를 감춘 아버지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디지털 데이터상으로 거듭 부활한다. 신체가 없지만 문자메시지,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통해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아버지는 작업 속에서 “김영화”라는 가상인물로 불린다. 그의 이름 영화는 작가가 겪은 일들을 영화같이 유희적으로 생각하는 제 삼자의 말에서 따왔으며 영문으로는“Film Kim”으로 번역된다. “가짜 영화”는 가족이기 때문에, 또는 사랑이 당위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용서되어야 하는 사람들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도큐멘테이션이다.“김영화”는 지우고 싶지만 지워지지 않는, 죽이고 싶지만 죽일 수 없는 기억과 존재에 인격을 부여한 산물이다. 전시는 그에게 모의 장례를 치르는 하나의 의식으로 소개된다. “가짜 영화 프로젝트” 는 존재를 끝내 지우게 되더라도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자아에 묶여있는 관계성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작가는 관람자 각자의 영생하는 아픈 관계들이 김영화를 매개로 희석되기를 바란다. 궁극적으로 그 과정이 “가짜 영화 프로젝트를” 완결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 2 삭제하고 싶지만 삭제할 수 없는 존재, 그에 대한 지울 수 없는 기억은 개인을 사회에서 무력화한다. 그 경험을 가공한 이미지는 힘을 형성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해답으로서 아래와 같은 작업 제작의도를 가져본다. 그 기억을 타자화해서 영화처럼 볼 수 있다면, 건조하게 볼 수 있다면 그 기억에 얽힌 자신을 조금이나마 분리해본다. 기억이 시간 때문에 왜곡되거나 잊히는 특성을 빌려 이미지를 제작한다. 이 과정이 기억을 외면하거나 유희적으로만 소비하는 의도로 비치는 것을 경계한다. 폭력적인 기억은 외면되거나 잊혀서는 안 된다. 또 다른 폭력을 다른 이에게 대물림하지 않기 위한 경고가 되거나,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을 수 있는 의지가 되는 이정표로서 기능할 수 있게 한다. 영상을 포함한 작업들을 한편으로는 표지가 될 수 있게 제작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폭력의 기억이 이미지로 만들어질 때, 감히 위로나 표지에 들어맞는 이미지로 기능할 수는 없다. 순기능을 염원하는 의도가 충분해도 결과물이 되는 이미지는 그것에 충실하지 못하고, 실패한다. 상품으로 소비되는 형태 이외로는 존재하지 못한다. 선정성과 유희의 생산만을 낳는다. ‘가짜 영화 프로젝트’에서 서지민의 작업은 폭력이 본인을 포함한 대중문화의 양상 속에 둔감하게 스며든 것에 대한 기록이며 고백이다. 전시 작가 : 김혜리, 서지민전시 제목 :'FAKE FILM’관람 기간 : 20.02.13-20.02.23 (월,화 휴관) 1-7pm출품작 : 영상, 페인팅, 설치미술전시장소 : 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404-32, 지하1)@www__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