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도시의 전봇대 위, 공원 벤치 아래, 북적이는 거리 한가운데, 우리가 지나치는 배경 속 어딘가에서, 비둘기는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너무 익숙한 탓일까, 늘 곁에 있지만 좀처럼 제대로 바라보여지지 않는 존재들. 나에게 비둘기는 은유적 상징이다. 사회 속에 분명히 있지만, 여전히 언급되지 않거나, 특정한 틀에서만 다뤄지는 존재들. 나는 이러한 상태, 즉 ‘존재하지만 응시되지 않는 것’에 대한 감각으로부터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비둘기는 사랑과 평화의 상징이자, 동시에 병들고, 더럽고, 귀찮은 존재이기도 하다. 나는 이 양가적인 인식 위에 놓인 것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우리 곁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회화로 기록하고자 했다. 이번 <LOVE! PEACE! DOVE! (AND *****)>에서는 나와 내 주변 인물들을 그린 사실주의 회화를 선보인다. 이들은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 그들은 특별히 당당하지도, 슬프지도 않으며, 설명하거나 설득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 인물들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과정을 통해, 해석하거나 꾸미지 않고, 그저 평범한 모습, 그들의 일상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비둘기의 상징을 인물들과 연결하기 위해, 일부 모델에게 가면을 제안했다. 그 가면은 편견 속에 존재하는 이들의 자리를 조용히 암시한다. 착용 여부는 각자의 선택이고 그 태도는 곧 입장이 된다. 가면은 잘 보이지 않지만, 늘 곁에 있으면서도 눈이 잘 띄지 않는 존재처럼 조용히 화면 속에 머문다. 인물들은 별다른 연출 없이 그저 내 앞에, 그리고 관객 앞에 서 있다. 회화라는 매체는 단순히 사람을 그리는 걸 넘어서, 누군가를 천천히 바라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 작업을 보는 사람에게도 그런 시간을 선물하고자 한다. 서둘러 판단하기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희망한다. 김지호LOVE! PEACE! DOVE! (And *****)25.07.16 - 25.07.27Wed-Sun 13:00-19:00Mon,Tues Closed25.07.27 LAST DAY 13:00-16:00WWW SPACE 2 @wwwspace21F, 163-5, World Cup-ro, Mapo-gu, Seoul:: wwwspace.kr2@gmail.comhttp://www.instagram.com/wwwspac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