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개관측소는 기상, 지진, 별의 움직임을 항상 정확하게 관측하며 예측하지 못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지의 것들은 낯섦, 괴리감, 두려움이라는 막에 의해 관측할 수 없었고 관측소는 잠시 문을 닫았다. . ‘알 수 없음’과의 조우는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이미지의 것은 타인에 의해 형성된 '알 수 있음' 보다 비정제적이고 흥미로우며 이를 인식함으로 인해 무한한 도출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작가와 관객들은 비로소 미지의 공간을 마주하게 되다. 이 전시를 통해 닫혔던 관측소가 재개하길 바란다. 작가노트 김호연 Kim Hoyeon확실하지 않은 것이나 정리할 수 없는 감정은 부정적으로 여겨진다. 설명할 수 없는 상태를 그 자체로서 받아들이지 못한다. 확신을 바라고 정의 내리려 한다. 이러한 모호함 속에서 대상은 불안을 느끼며, 그 자체를 기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어떠한 규정에도 속하지 않는 모호함 이야말로 똑바로 마주해야 하는 자신의 일부이다. 사회적 현상이 만들어낸 기준이나 누군가가 부여한 모습에 따른 정의가 아닌, 알 수 없는 복합적 상태를 그 자체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작가는 알 수 없는 것, 그 자체인 '모호함'에 집중한다. 선명하지 않은 것들은 공간 속에서 담기거나 담기지 않는 것으로 존재한다. 이유나 규칙과 같이 기준으로서 정해진 것은 없다. 그저 바라보거나 담거나, 놓거나 자신도 모르는 새에 흘려보내는 것이 전부이다. 공간에서 비롯된 색과 형상은 움직임 속에서 번진다. 공기 속에서 잔상이 겹겹이 쌓인다. 각각의 흐름은 확연한 경계를 가지지 않는 듯 하다. 정의 내릴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을 하나의 결에 얹어내듯 나타낸다. 이병우 Lee Byeongwoo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물들은 기능과 형태에 따라 각자의 위치에 존재한다. 하지만 때때로 그 궤도를 벗어나 다른 곳에 존재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은 물리적 대상의 실제와 주관적으로 지각하는 데에 괴리가 생기며 게슈탈트 붕괴를 만들어낸다. 전체로 인식을 해야 하지만 각각의 부분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날 때 우리는 낯설음을 느끼는데 작가는 낯설음이 실제 인식에서 허구적 인식으로 치환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일상에서 거주지 앞에 주차금지 용도로 변기와 유모차가 놓여있거나, 도로에 비닐이 차와 함께 움직이는 상황, 공원에 수석이 존재하는 상황을 경험한다. 이러한 낯선 상황에 작가는 관심을 가지고 이를 가시화하는 작업을 한다. 이한비 Lee Hanbee알 수 없는 것들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간혹 오해, 혐오, 회피 등으로 변질되어 스스로를 제한시킨다. 이를 맞닥뜨렸을 때의 스스로의 변화 또한 알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움은 더욱 증폭된다. 두려움을 증발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실존 하는 것들에만 의지하는 것, 즉 예측 가능하고 보장이 되는 삶만 사는 것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두려움과 비례하는 욕망과 호기심이 욕구불만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현대에 주로 생각되는 이면의 가면이 아닌, 주력을 얻게 되는 고대의 가면을 착용한다. 고대의 가면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들은 우리의 내면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상황에 따라 착용함으로써, 위양된 인격과 새로 운 시야로 두려움을 이겨내고 지금껏 보지 못했던 미지를 대면할 수 있을 것이다. 윤경원 Yoon Kyeongwon일상에서의 정적인 고요함 또는 시끄럽다 못해 적막함이 느껴질 때, 작가는 이 순간에 압도감을 경험한다. 이때 현실에서의 꿈같은 찰나의 시간과, 꿈에서 느끼는 현실감 사이의 괴리감과 일체감에서 비롯된 간극이 생겨난다. 이 꿈과 현 실 사이의 간극은 단어(기표)에 의존하여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기표들 사이에서 누락된 잔여물’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표들 사이에서 누락된 잔여물’을 평면회화에서 허구와 실재 사이를 넘나드는 듯한 다른 차원의 공간을 만든다. 이 자체로 작가만의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다. 정희라 Jung Hira평소 작가는 마음의 응어리를 다룰 때 '마주하다-속앓이-해소' 라는 단계를 거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첫번째 단계인 내면과 마주함을 보여준다. 안개 속 혹은 바다에 가라 앉은 것과 같이 이미지가 바로 보이는 것이 아닌, 어떠한 막에 의 해 한번 걸러진다. 막 안에는 소화되지 않은 생각 등이 뭉쳐 형성된 응어리가 존재한다. 저마다의 이유로 다른 형상을 띠고 있는 응어리들은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의해 어떤 것들을 수집하고 포착하는 행위를 통해 산출한 것들이다. 이는 작가의 응어리가 시각화된 것으로 그의 생각들이 어지럽게 엉켜져 있는 감정의 산물체이다. 작가는 관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푼크툼*을 느끼길 바라며 저마다의 응어리와 대면하는 상황으로 내놓는다. 전시 작가 : 김호연, 이병우, 이한비 ,윤경원 ,정희라 전시 제목 : ‘관측소는 문을 닫았다’ 오프닝 : 19.07.27(Sat) 5pm-7pm 관람 기간 : 19.07.27-19.08.02 (휴관없음) 출품작 : 평면, 입체, 사진 전시장소 : 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404-32,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