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흐리멍덩하고 웅웅거리는》우리는 무언가를 잊어간다. 잊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것들을 흐릿한 상자 안에 조용히 담아두고 잊어가며 살아간다. 어쩌면 일상의 작은 틈에서 미끄러지듯 흘러간 찰나일 수도 있고, 의식하지 못한 채 지나쳐버린 감각들일 수도 있다. 셀 수 없이 쌓여가는 이미지들처럼, 그것들은 점차 부예지고, 왜곡되고, 때로는 완전히 증발해 버리기도 한다. 김태환의 작업은 이러한 상실의 순간들을 모아 역설적인 창조의 순간으로 전환한다. 《흐리멍덩하고 웅웅거리는》은 시간이 지나 그 촬영 시점을 알 수 없게 된 사진들, 의미가 흐려진 이미지들을 통해 기억의 새로운 그림을 그려낸다. [중략]김태환의 작업은 이 시대에 중요한 질문들을 던진다. 끊임없이 생산되고 저장되는 이미지들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왜 그토록 많은 것들을 기록하려 하는가? 그리고 그 기록들이 실제로 우리의 기억을 지켜주고 있는가?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들은 우리에게 자신의 기억과 일상적 기록 행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아마도 우리는 ‘흐리멍덩하고 웅웅거리는’ 모든 순간을, 그러니까 잊어가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해 흐린 창문에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상을 놓치지 않으려고 마음을 쓰며, 이따금 또렷해지는 기억을 위해 시간을 붙들어 움직이는 이 작은 몸짓을 스스로 응원하며. 김태환의 작업은 그런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고, 우리는 덕분에 다시 기억을 기억하게 되었다.- 정다운(시각예술 연구자), <우리는 흐린 창문에 그림을 그렸다.>, 김태환 개인전 《흐리멍덩하고 웅웅거리는》 전시 서문 중Organized by 김태환 Kim, Taehwan @_kim.tae.hwan_Curated by 정다운 Jeong, Dawoon @daunarteGraphic designed by 최광제 Choi Kwang-jae @koda002김태환흐리멍덩하고 웅웅거리는24.12.18 - 24.12.29Wed-Sun 13:00-19:00Mon,Tues Closed24.12.29 LAST DAY 13:00-16:00WWW SPACE 2 @wwwspace21F, 163-5, World Cup-ro, Mapo-gu, Seoul:: wwwspace.kr2@gmail.comhttp://www.instagram.com/wwwspac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