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다보기를 거부하여 내려오기ㅡstigma> 우리는 평등한 사회를 지향한다고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평등’으로는 절대 평등한 사회를 이룰 수 없다는 잔인한 모순을 발견한다. 이들의 평등은 ‘능력 있는 자들’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그 ‘능력’의 기준은 주류문화의 것이다. 결국 주류 밖의 사람들은 평등하기 위해 그 능력을 어떻게든 갖추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계급인 셈이다. 이 계급은 구성원의 낙인(stigma)의 여부로 나뉜다. <I don’t go upward.>, <We are down here.> 제목의 2가지 영상 작업은 낙인찍힌, 바닥 위 존재들의 시각을 담는다. 이들은 주류의, 높은 존재들이 말하는 ‘평등’에 속하려 들지 않는다. 높은 존재들의 평등에 속하기 위해서 바닥 위 존재들은 자신을 변형시켜야 한다. 그러나 변형된 바닥 존재들이 위로 올라가는 순간 그 변형은 결국 낙인으로 돌아온다.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해 바닥 위 존재들은 올려다보기를 거부한다. 작가는 일상 속 버려진, 고장 난, 상실한, 지저분한 이미지들을 포착한다. 14개의 <묵묵한 힘들> 오브제 작업은 모두 작가가 수집한 이미지들을 기반으로 한다. 길바닥에, 구석에, 모퉁이에 자리 잡은 존재들을 작가는 연민하기보다는 동경한다. 작가는 자신을 끝없는 자기검열을 습관적으로 행하는 유목민이라고 여긴다. 그렇기에 사회적 위치를 불문하고 자신의 자리, 영역을 차지하고 개인의 고유성을 지키는 바닥 위 존재들을 부러워한다. 포착한 이미지를 재현하고 재구성하며 그들이 존재했던 사회적인 장소성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수면 위로 꺼낸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본질을 묵묵히 지키는 이 존재들의 힘을 되뇐다. <묵묵한 힘들>은 사회 계급으로서의 현장을 담은 포착물의 개념을 넘어 작가의 염원이 담긴, 되고자 하는 자아상들이라고 볼 수 있겠다. 홍다린올려다 보기를 거부하여 내려오기 : stigma24.10.23 - 24.11.03Wed-Sun 13:00-19:0024.11.03 13:00-16:00Mon,Tues Closed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로 6길 37, 지하1층)http://www.wwwspace.krhttp://www.instagram.com/www__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