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개둘 이상의 객체가 상호 간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할 때, 어느 정도 정보 손실과 왜곡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인간은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해 외부에서 ‘나’에게 전달되어 오는 모든 정보를 스스로 판단하고 이해하려 애쓴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 안에서도 흔히 발생한다. 그러나 자연은 오류에 따른 손실과 왜곡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생을 이어 나간다. 전시에 참여한 두 작가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디지털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커뮤니케이션 에러’에서 기인하는 오류를 탐구한다. 김시마는 정보 전달이 불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생태계 전반에서 일어나는 에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이해하고 반응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김시마는 이와 같은 과정을 미궁에 비유해 의도적으로 관객이 길을 잃도록 만든다. 관객이 존재하지 않는 탈출구를 찾아 헤매는 동안, 작품은 반복적이고 무의미한 대답만을 늘어놓는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이해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상대적인 영역 안에서 완전무결한 이해를 쫓다 보면 그곳에 자리한 허상을 마주하게 된다. 대니최는 지난 작업에서 커뮤니케이션 에러의 원인으로 언어를 지목하며, 목소리(텍스트), 음악, 그래픽을 매체로 해답을 찾아 나갔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는 디지털 세상 안에서 소리치던 오류를 현실로 가져온다. 이 과정에서 육체를 갖게 된 작품은 이전에는 없었던 또 다른 에러를 발생시킨다. 디지털과 현실은 서로 다른 물성을 갖고 있어 분리된 차원에 존재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 난 균열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니최는 다시 언어와 육체 중 어느 것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오류인지 질문한다. 전시의 제목 ‘Echoes of Dysfunction’은 관측할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의 경로를 투영한다. 커뮤니케이션은 (비)가시적으로 나타나 떠돌며 체화와 이탈의 과정을 겪는다. 그러나 이는 퇴행이 아닌 역행으로 여겨지는 것들과의 화해다. 의미는 타자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피어난다. 누군가는 이를 비관적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존재 사이에서 오가는 울림이 저마다의 의미로 퍼져 나가고, 흩어지고, 뒤엉킨 채 되돌아오는 과정 자체가 어쩌면 본질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일지도 모른다. 글. 박정서 24년 하반기 창작공모 100% 선정작가김시마, 대니최Echoes of Dysfunction24.10.09 - 24.10.20Wed-Sun 13:00-19:0024.10.20 13:00-16:00Mon,Tues Closed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로 6길 37, 지하1층)http://www.wwwspace.krhttp://www.instagram.com/www__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