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지수 개인전 《Bedtime Story》 전시 소개 “내 왼쪽의 옆구리에는 아주 난폭하고 사악한 록커가 살고 있다…. 그는 불쑥 튀어나와 자동차를 날려버리고 여기저기 피를 튀긴다. 사람들은 찢어질 듯 비명을 지른다. 그는 내가 상상하는 많은 파괴적인 것들을 대신 저지른다. 난장판을 만들고 나면 그는 금세 사라져버리는데 그러면 나는 왼쪽 옆구리를 툭툭 치며 그를 달래곤 한다.” 곽지수는 매우 작은 물건이나 버려진 것을 활용한다. 현대미술에서 폐품을 활용하는 일은 꽤 흔해졌지만, 귤껍질을 부분이 아닌 아예 캐릭터로 사용하는 일은 특이하다. <Skin Squad, Break the Encirclement!(껍질 군단, 포위망을 돌파하라!)>에서 귤껍질은 그녀의 작업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다. 귤껍질로 만들어진 캐릭터는 작가의 알터이고(Alter-ego)이자 전시의 중요한 다른 축인 빌런을 무찌르는 주인공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 대결 구도는 또 다른 반전을 지닌다. 작가 스스로 내 안의 록커를 언급하고 있듯이 작가의 내면에는 또 다른 자아가 똬리를 틀고 있다. 오단 옆차기 자세로 상대방을 물리 찌르는 작가는 원래는 내면을 단단히 하기 위하여 질량과 밀도를 낮추기로 다짐을 하였다. 이것은 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완벽한 구를 탄생시키는 중력과 같은 힘으로부터 이탈하기 위한 것이다. 내면에 밀도나 ‘덩어리’가 없는 것은 빌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파란색 줄무늬 반팔을 입은 빌런(Villain in a Blue Striped T-Shirt)>(2024)에서 범죄자는 지푸라기로 만들어져 있으며 신체는 거의 속이 비어 보인다. 즉 자아나 빌런이나 잘 뜯어보면 매우 유사한 형태적 특징과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아의 특성을 보여주는 얼굴이 가려져 있어서 내면이 비어 있거나 일관성을 갖추지 못한 자아의 상태를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그녀의 내면에 또 다른 자아, 즉 난폭하고 사악한 록커가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번 전시에서 난폭한 록커는 요새 신문 지상을 장식했던 희대의 살인마나 사회 부적응자들이다. 따라서 작가의 내면에 사는 록커와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작가에게 인간의 이중적인 측면을 따로 떼어놓지 않는다는 것은 중요하다. 베드타임 스토리가 이중성을 가지듯이 말이다. - 고동연 (미술비평), "내 안의 록커를 깨우기: 곽지수의 베드타임 스토리," 곽지수 개인전 《Bedtime Story》 전시 서문 중곽지수BEDTIME STORY24.9.25 - 24.10.6Wed-Sun 13:00-19:00Mon,Tues Closed24.10.6 LAST DAY 13:00-16:00WWW SPACE 21F, 163-5, World Cup-ro, Mapo-gu, Seoul:: wwwspace.kr2@gmail.comhttp://www.instagram.com/wwwspac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