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개빛을 바라본다. 그것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보다 짙은 그림자가 바짝 뒤따르게 마련이다. 떨쳐내려 아무리 도망을 치고 뒤돌아 그림자 속으로 뛰어든다 하여도 어느 한쪽이 존재하는 한 다른 하나만이 사라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선과 악,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도 마찬가지로 서로 반대되는 것들은 역설적으로 늘 공존하며 서로에게 존재를 부여한다. 본디 하나였던 것처럼. 그러나 우리는 쉽게 망각한다. 어떤 가치, 올바름, 정의 따위도 그저 세상 모든 것이 가지고 있는 두 얼굴 중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한쪽일 뿐이라는, 어찌보면 싱거운 진실을 말이다. 작게는 어제 오늘의 일상에서도 크게는 긴 삶 마디마디의 변곡점에서도 우리는 늘 방황하고 고뇌하며 살아간다. 어느쪽이 정답인지 누구도 알 수 없기에.뿌리와 새길은 세상의 양면성과 그것의 본질을 조명한다. 세상의 두 얼굴을 조용히 바라볼 뿐 우리를 둘러싼 크고 작은 것들에 구태여 거룩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저 가려진 한쪽 얼굴을 마저 보여준다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기존의 상식과 통념은 해체되고 재구성된다. 그들의 시선이 다다른 빛과 어둠이 맞닿은 작은 틈. 그곳에서 작가들은 신의 놀이를 하듯 새로운 생명을 창조해낸다. 이로써 분명히 존재하지만 쉽게 감각할 수 없는 그 지점은 또다른 세상으로 탈바꿈한다.피조물들은 때로는 신화나 전설 속의 경이로, 때로는 온몸이 뒤틀려 흉측하기 짝이 없는 괴물의 모습으로, 연약한 식물이나 짐승같은 각양각색의 드로잉과 조형물로써 표현된다. 공간을 가로지르는 긴 천과 벽에 매달린 수많은 '카와이, 코와이'들은 저마다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양면적인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하나의 주제로 묶인다. 녀석들은 네모난 그들의 세상 속에 가만히 앉아 인간과의 대화를 시도하기도 심지어 가르치려 들기도 한다. 우리는 그들과 교감하는 과정에서 생소한 감정을 느끼기도 생각지 못 한 깨달음을 얻기도 하며 그들의 모습에서 문득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껏 보지 못 한, 아니 보려고 하지도 않았던 현실의 이면에는 이처럼 귀엽고도 무서운 또하나의 자신이 살고 있지도 모를 테니까. 전시 작가 : 뿌리, 새길, 둥지전시 제목 :'카와이, 코와이展' 뿌리 X 새길 X 둥지오프닝 : 19.07.06 토요일관람 기간 : 19.07.02-19.07.14 (월요일휴관)출품작 : 드로잉, 페인팅, 아트토이전시장소 : 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404-32,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