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내용 내 입 속의 돌 stones in my tongue 내가 삼켜내야만 했던 것들을 삼키지 않아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나보다.지금은 일상에서 더 많은 약냄새를 풍기며 살고 있는데설거지를 해도, 청소기를 돌려도, 머리를 감아도, 밖의 푸릇한 풀향기를 맡으려해도 물에서 풀에서 침대의 이불깃에서 약냄새가 진동한다.생수를 마시는 어느 날, 누가 약을 용해한 것 처럼 쓴 맛이 나기 시작했다. 매일 잠에 들기 위해 나는 11알의 알약을 삼킨다.이제는 이것들 없이도 삶을 온전히 살아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 되는데, 그것은 아주 흐릿한 흔들림에서 온다. 형형색색 중 제일 많은 흰색, 깨끗해 보이는 흰색이 가장 쓰다.혈관 속에서 가끔 동그란 알약들이 지나가는게 보인다. 내가 눈치를 채고 얼른 잡으려들면 흩뿌려져 흡수된다. 어릴 때는 약이 쓴 줄 몰랐다. 예전에는 맛을 느낄 틈도 없이 잘 삼켰는데 이제 보기만 해도 씁쓸함이 가시질 않는다. 모든 이야기들과 모든 일을 내일로 미루고싶다. 그럼에도 해야하는 일을 해야하는건지정말 내일로 미루고 나를 좀 재워야 하는건지 항상 헷갈린다. 그럴 땐 돌에 붙은 시간을 지키기로 한다. 빨래가 씻겨서 널어지듯 침대에 던지고싶은 내 몸뚱아리 듣고싶은 이야기들과 말하고싶은 말들속을 헤집고 다니는 울렁임그리고 어제 들었던 그 사람의 목소리 사야할 물건과 스스로를 먹여야 할 음식들 해야만하고 정리해야하는 작업들 키키진내 입 속의 돌 : stones in my tongue24.7.10 - 24.7.21Wed-Sun 13:00-19:00Mon,Tues Closed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로 6길 37, 지하1층)http://www.wwwspace.krhttp://www.instagram.com/www__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