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晶利는 강박적인 사고와 행위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또 다른 강박적인 수행을 반복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어두운 유리창에 비추어 확인하려는 충동, 어떤 현상의 단초를 집요하게 뽑아내어 반복적으로 확인 하려는 통제적 욕구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그는 도화지를 볼펜으로 빈틈없이 칠하고 침핀으로 빼곡히 뚫는 수행적인 작업을 한다. 단발적이고 반복적인 충동을, 장기적인 강박행위의 시간으로 덮어본다. 그 시간 속에서 해소라는 예상치 못한 감각을 발견한다.“때때로 나를 어딘가에 두고 온다. 막연함과 두려움에 텅 비어버린 내장을 다 그대로, 그 자리에 두고 도망쳐 버린다. 이것이 자신을 끔찍이 여긴 보호인지, 책임지고 싶지 않아 방치해 버린 건지 쉽게 정의할 수 없다. 어쩌면 그 두 마음이 공존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작업 노트 중)내장을 두고 도망치는 것과 비슷하다. refuge란 그에게 무책임과 맞바꾼 자기 보호이다.이 역설적이고 강렬한 감각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발 디딜 곳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도피(처)를 찾는다. 가령 특정한 공간, 행위, 사고, 사물을 매개로 누군가는 그것을 감각한다. 일회성일 수도, 반복적인 습관일 수도 있다.이 프로젝트에서 refuge란 안락한 공간만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잠깐의 무아 無我 는, 늘 도망친 나와 방치된 나 사이의 이질감을 끌고 온다.정리나'Refuge : 도피(처)'24.05.29 - 24.06.09Wed-Sun 13:00-19:00Mon,Tues ClosedWWW SPACE 21F, 163-5, World Cup-ro, Mapo-gu, Seoul:: wwwspace.kr2@gmail.comhttp://www.instagram.com/wwwspac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