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다1. 동사 |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손으로 이리저리 만져 보며 찾다.2. 동사 | 똑똑히 알지 못하는 것을 짐작하여 찾다.3. 동사 | 어렴풋한 생각이나 기억을 마음으로 짐작하여 헤아리다. 김해진, 윤수진, 윤주연, 이시호, 이한지는 아직 명확히 그려지지 않은 도착지를 향해 캔버스라는 백야 속을 붓으로만지며(touch) 나아간다. 여기서 대상을 “만지고”, “짐작하여”, “헤아려”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명확히 보이지 않기때문이다. 어둠 속에서 불확실한 대상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손발을 뻗어 주변을 더듬어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의 회화(繪畫)는 더듬고 더듬다 간신히 말한 회화(會話)가 되기도 하고, 주변을 한 발짝씩 더듬어 나아가는 의도적 서행이 되기도 한다. 낯선 단어를 더듬어가며 읽는 것은 미숙이지만 이들의 작품 앞에서 멈칫거리는것은 미덕이 된다. 망설이고 부정확하고 흔들리는 태도는 이들이 화폭에 지문을 남긴 바로 그 방식과 같으므로. 걸음이 완주의 최소 단위이듯 붓질은 이 작품들을 이루는 최소 단위이다. 따라서 붓으로 캔버스를 메우는 것은 어둠 속을 한 발씩 밟아가며 완주하는 여정과 같다. 다섯 작가들이 세상을 그린 방식처럼 ‘더듬어 보는’ 감상이 되기를바라며, 모쪼록 서행하시기를. 그러나 전진하시기를. 전시 작가 : 김해진, 윤수진, 윤주연, 이시호, 이한지전시 제목 : <더듬더듬 : 서행하며 그러나 전진하며>관람 기간 : 23.12.13 - 23.12.23Wed-Sun 13:00-19:00Mon,Tues Closed전시 장소 : 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로 6길 37, 지하1층)